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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커피 공부를 해야 할까요?

물음. 카페를 2년 정도 운영했습니다. 원두를 납품받다가 8개월 전부터 직접 로스팅을 하고 있습니다. 바리스타 학원을 다녀 자격증을 위한 공부를 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SCA 바리스타 자격증에는 관심이 있습니다. 어떻게 커피 공부를 해야 할까요?

 

 

커피 경력

커피 경력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경력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제대로 공부를 해왔냐는 것입니다. 커피는 기술입니다. 따라서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긴 합니다. 다만, 스스로 경력 뒤에 숨어서도, 자격지심을 가져서도 안됩니다.

 

 

센서리

커피를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커피 맛을 보는 능력 즉 센서리입니다. 많은 교육생들과 직원들을 교육해 왔지만, 센서리는 일정 부분 재능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맛을 보는 능력은 너무나 다릅니다. 스스로 센서리 능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실망하지 않아도 됩니다. 카페를 운영해 나갈 정도의 센서리 능력은 노력으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센서리를 키우기 위해

너무 막막하다면, 수업을 들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SCA 및 유명 카페에서 커핑 수업을 들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퍼블릭 커핑도 기회가 닿으면 다양하고 지속적으로 참가해야 합니다.

또 다른 방법은 일상생활에서 연습을 해야 합니다. 무엇이든 맛을 최소 단위까지 조각내서 생각하며 먹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국밥을 먹었을 때 단순히 맛있다. 맛없다고 해선 안됩니다. 
풍미가 어떤지? 국밥내 고기 질감은 어떤지? 육수를 무엇으로 끓였는지? 비린내가 나는지? 다진 양념을 넣었더니 맛이 어떻게 변했는지? 등등을 최대한 잘게 조각내어 생각해야 합니다. 이런 노력들이 지속적이어야 합니다. 

 

 

필터커피

다른 카페를 방문하면 꼭 필터커피(드립, 브루잉커피)를 마셔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른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나 라떼를 마셔보는 것은 기회비용의 큰 낭비입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로스터리 카페들의 판매가는 대부분 3,500원~5,000원에 아메리카노를 판매합니다. 판매가의 범위가 정해져 있다는 것은 역으로 접근하면, 쓸 수 있는 재료값이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즉, 대부분의 카페는 엇비슷한 생두를 사서 판매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인데 로스팅의 차이, 하나만으로 맛의 차이가 발생할까요? 오히려 다른 환경들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맛에 맞춰 대부분 블렌드 원두를 만들기에 더욱 차별점은 사라집니다. 반면에 필터커피를 주문하면 비로소 카페의 스타일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테이스팅 노트(컵 노트)를 제공하는 카페들을 간다면 노트와 비교하며 센서리를 조금씩 늘릴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원두 직접 비교

한국은 실력있는 커피 업체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중 생두와 원두를 동시에 판매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커피리브레, 모모스 등이 대표적인 카페입니다. 해당 업체에서 생두와 원두를 동시에 사서 그들이 볶은 커피와 자신이 볶은 커피를 비교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내 결과물과 정답에 가까운 그들의 결과물을 비교하며 다양하게 변화를 주며 테스트하면 자연스럽게 로스팅 실력 역시 일취월장합니다. 다만, 처음에도 이야기했지만, 이 모든 것은 스스로 센서리가 잘 되어야만 가능합니다. 

 

커피리브레

 

모모스커피

 

 

센서리는 커피의 시작이자 끝입니다. 센서리가 올바르지 못한 상태에서는 그 어떤 지식과 스킬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악영향을 끼칩니다. 더 먼 길을 돌아가게 될 것 입니다. 커피 공부에 왕도는 없습니다. 요즘처럼 정보가 공개된 세상에서 자료는 오히려 넘칩니다. 그 자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스스로 직접 검증하며 마셔보고 또 마셔봐야 합니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